현빈, 카메라 앞에 두려움은 없다

2011.02.10 21:39 입력 2011.02.10 22:33 수정

‘시크릿 가든’ 나와 영화 ‘만추’로

“미묘한 감정 영어로 표현 부담 탕웨이와 눈빛 교감 장벽 넘어”

현빈, 카메라 앞에 두려움은 없다

영화 <만추>와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의 현빈은 사뭇 다르다. 그가 연기한 훈은 돈 많은 ‘누님’들과 즐기고, 누님이 놓고 간 돈봉투로 미국서 살아간다.

사회지도층의 정의를 말하는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은 분명 아니다. 훈은 3일이라는 시간 동안 중국인 이민자 애나(탕웨이)와 사랑에 빠진다.

“버스에서 애나를 처음 만나는데,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 말을 걸죠. 그러다 그동안 봐왔던 손님과는 다른 모습에 호기심을 느끼고 장난 치고 말을 걸어요. 짧은 시간 동안 닫혀 있던 애나의 마음을 열어주는데, 애나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훈의 마음도 열리죠.”

시애틀을 배경으로 해 대부분 영어 대사다. 두 사람 간의 미묘한 감정 교류를 영어로 표현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거리였다.

“우리나라 말로 감정 전달하는 것도 힘든데 안 쓰던 말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어요. 촬영일정보다 먼저 시애틀로 가 두 달반 동안 2명의 영어 선생님에게 발음과 억양을 배웠습니다. 현장에서 리허설하면서 탕웨이와의 감정 전달을 확인하며 언어 장벽을 넘으려고 노력했어요.”

한국에서는 한국어로 된 대본을 받았고, 촬영지인 시애틀에서 영어 대본을 다시 받았다. 만약 한국어였다면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하고, 이를 반영해 수정한 영어 대사를 만들어 최종본을 완성하는 복잡한 과정이었다. 중국 여배우인 탕웨이와의 작업도 흥미로운 경험 중 하나였다.

“중국어는 따라하기 너무 어려워 배우지 못했고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어요. 속에 있는 깊은 마음까지 나누지는 못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됐는데, 눈짓과 손짓과 발짓으로 언어의 빈 곳을 채워나갔어요.”

현빈은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 점이 훈과 닮았다고 했다. 안에 있는 마음을 말로 꺼내지 않는 점에서 훈과 같다고. 그런 그도 카메라 앞에서는 마음을 활짝 연다.

“희한하게 카메라 앞에 있으면 다 해요. 카메라 밖으로 나오면 할 수 있는 것들도 잘 못하는데 그게 참 신기하죠.”

대신 새로운 환경에서는 잘 적응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려고 노력한다. 오는 3월 해병대 입대를 앞두고 있는 그는 “군대라는 새로운 환경에서도 잘 적응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안성기 선배님이 ‘빈아, 2년 동안 영화 찍는다고 생각하고 갔다오라’는 말을 했는데, 그 말이 딱 맞아요. 매번 새로운 사람과 환경에서 작업하잖아요. 배우들은 ‘액션’ 소리가 나면 다 하는데, 해병대에서도 그럴 거라 생각해요. 물론 촬영장에서는 ‘액션’이 있으면 ‘컷’이 있는데 해병대에서는 ‘컷’이 없겠지만요(웃음).”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인기에 이어 주연한 영화 <만추>와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두 편이 이달 열리는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진출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이 최고는 아니라고 했다.

“욕심일 수도 있지만 배우로서 더 좋은, 더 큰 모습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이 최고의 연기라고는 할 수 없잖아요. 아직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아요. 그렇게 하고 싶고요. 연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입대하는 건 아쉽지만 저를 돌아보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에서는 딱 맞는 시기인 것도 같습니다. 제 인생의 쉼표가 될 거라 생각해요.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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